보정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태리옥'에서 주말 점심식사로 먹었던 피자와 파스타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카페거리 터줏대감
많은 가게들이 숱하게 생겼다 사라지고 있는 보정동 카페거리에, 이태리옥은 오랫동안 영업하고 있는 카페거리의 터줏대감입니다. 힘들었던 코로나 시절과 현재의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업하고 계신 것만 하더라도, 인기 있는 음식점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수지로 이사왔을 때 부터 이곳 '이태리옥'에 자주 방문하여 식사를 하였습니다. 특히 이곳 보정동 카페거리는 할로윈 이벤트로 유명해서 할로윈 시즌에는 꼭꼭 왔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한 동안 방문하지 못하고 이번이 꽤 오랫만의 방문이었습니다.
토요일인 오늘은 12시 반 정도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웨이팅 없이 입장하였습니다. 항상 대기가 있어서 오픈 시간인 11시에 맞춰서 갔던 집이었는데, 역시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로구나 생각하던 찰나,, 저희가 자리에 앉자 마자 바로 대기가 발생하였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었네요.
이태리옥의 실내
2인석과 4인 테이블로 구성된 앤틱한 홀이 저희를 맞아줍니다. 벽에는 고전적인 그림들과 이탈리아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어, 마치 이탈리아의 미술관에서 식사를 하는 듯 하는 느낌이 납니다. 저희가 앉은 테이블 뒤로는 베네치아, 피렌체 등의 이탈리아 사진이 붙어 있어서, 한 달전에 다녀온 이탈리아에서의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전반적으로 아늑한 분위기 입니다. 주방 한 켠에는 피자를 굽는 멋진 화덕이 놓여 있습니다.
이태리옥의 맛
저희는 마르게리타 피자, 명란로제 파스타, 그리고 깔라마리 튀김을 시켰습니다. 보통은 샐러드 피자인 'LEE피자'를 주로 시키지만, 오늘은 화덕피자입니다. 에피타이저를 포함한 1인 1메뉴 정도만 시켜도 양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꼭 한 가지를 더 시키면 음식이 남거나 배가 터질 것만 같은 현상을 경험하여, 가능한 1인 1메뉴 정도만 시키고 나눠 먹어야 양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추가 주문의 유혹은 뿌리치고 1인 1메뉴 했더니 식사 후에 위장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식전빵이 나옵니다. 피자 도우 반죽을 화덕에 구운 듯, 쫄기한 맛이 식욕을 돋궈 줍니다. 피자를 시키면 미리 나오는 피자 소스에 빵을 찍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피자 소스는 바질 페스토와 매운 고추기름, 치즈가루인데, 은근히 매운 고추기름을 빵에 찍어먹으니 매운기가 도는게 의외로 조합이 좋더라구요.
마르게리타 피자
마르게리타 피자는 토마토 소스와 바질, 그리고 모짜렐라가 들어간 피자로, 통일 이탈리아의 미르게리타 여왕을 위해 나폴리에 위치한 Pizzeria Brandi 라는 곳에서 처음 만든 피자라고 전해집니다. 예전에 나폴리에 갔을 때 방문했었던 'Pizzeria Starita' '핏쩨리아 스타리타' 에서 먹어봤던 마르게리타의 감동에는 비할 수 없지만, 이 곳의 마르게리타의 피자도 아주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14,000원.
나폴리 피자의 생명은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와, 나폴리에서 키워낸 토마토를 사용한 토마토 소스, 그리고 잘 숙성된 피자반죽이라고 E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스타리타' 주인장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이곳은 한국이라 치즈와 토마토 소스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곳의 피자도우는 쫄깃하고 담백한 나폴리 피자 바로 그것입니다.
한 달 전에 다녀왔던 이탈리아에서 로마와 나폴리, 피렌체 등에서 피자를 몇 번이고 먹었지만, 그 때 먹었던 피자보다는 이태리옥의 피자가 더 맛있다는 느낌입니다. 제가 이탈리아에서 가게 고르는 운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지의 맛과 비교해도 맛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나폴리 역 근처에서 유명 피자집이 아닌 평점만 보고 들어갔던 가게가 있었는데, 이태리옥 피자가 100배는 더 맛있습니다. 이 얘기는 별도로 포스팅을 해야겠네요. (누군가 평점만 보고 들어가심 또 후회하실테니,,)
깔라마리 튀김
짭조름하니 맛있습니다. 오징어와 새우도 과자처럼 바삭하게 튀겨낸 후, 소금으로 맛을 냈는데, 단짠조합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가격은 13,900원. 바싹 튀겨서 새우 머리까지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함께 나오는 빵 튀김?도 달달하니 맛이 좋습니다. 에피타이저이지만, 피자와 같이 나와서 서빙 타이밍이 조금 아쉽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오징어의 양이 좀 줄어든 것 같습니다. 몇 점 먹으니 금새 동이 난,, 하지만 이탈리에서 먹었던 깔라마리 보다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예산 문제로 이탈리아에서 너무 싸구려 가게만 가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맛으로는 현지 못지 않습니다.
명란로제 파스타
로제 파스타에 명란을 넣어서 느끼함을 잡아주고, 약간의 매운맛을 가미한 파스타 입니다. 가격은 20,500원. 맛은 느끼하지 않고 적당히 맛있는 맛인데, 양이 어마어마 합니다. 파스타 면만 양이 한대접이네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마성의 파스타,, 전반적으로 양이 많습니다.
주류와 음료 메뉴
이탈리아에서 자주 마시는 식전주 '스프리츠'를 포함하여, 맥주 및 와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술을 시키고 싶지만 와이프님의 눈치가 보여 차마 얘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생맥주로 한국맥주와 블랑 BLANC 맥주를 팔고 있네요. 예전에 한번 생맥주를 시켜서 먹어봤는데, 노즐 청소를 열심히 안하시는지 발효된 진한 맛이 났어서 그 이후로는 시킨 적이 없습니다. 피자에 은근히 맥주가 잘 맞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총평
역시 명불허전 오랫동안 살아남은 음식점 답게 맛이 전반적으로 퀄이 좋습니다. 특히 이 맛에 이 분위기에 이 정도 가격이면 매우 많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위에도 언급한 것 처럼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어줍잖은 레스토랑보다 이 곳의 맛이 훨씬더 좋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멀리 이탈리아 갈 것 없이, 파스타가 땡기신다면 이태리옥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즐깁시다!
내돈내산 포스팅, 오블완!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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