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지만, 지난 가을에 방문했던 용인 수지에 위치한 '유천냉면 부대찌게'에 대해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0년째 단골집
수지로 이사왔던 2015년에 처음 와 보고, 거의 10년째 다니고 있는 냉면집 입니다. 요즘에는 지도에서 예전에 촬영했던 로드뷰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시간을 돌려돌려 보니 이 집은 2014년에 처음 생겼더라구요. 이래저래 거의 10년의 역사를 가진 곳입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셨지만, 장인 장모님이 이 냉면집 근처에 집을 얻으셨었는데,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와이프도 냉면을 워낙 좋아하여 자주 찾아가, 그렇게 단골이 되었습니다.
홀 보다는 배달 전문
가게 규모는 작지 않고 큰 편이지만, 가게가 큰 도로가 아닌 이면도로에 있다 보니, 주로 배달 위주로 장사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홀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면 'xx의 민족 주문~'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배달어플 기사님들도 수시로 드나드십니다. 지금 사는 집에서 가게끼지는 거리가 애매하게 떨어져 있어서 몇 번 주문을 시켜서 먹기도 했지만, 역시 홀에서 갓 뽑아낸 면발의 쫄깃함과 육수의 치명적인 시원함은 배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기에, 냉면이 땡길 때면 항상 홀에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집 어린이도 어릴 때 부터 먹었던 음식이라 이 집 냉면을 무척이나 좋아라 합니다.
감칠맛(?)의 온육수
주문을 하면 밑반찬과 온육수를 내어 주십니다. 여름에는 더워서 온육수를 안하신다는데, 가을이 되니 온육수가 다시 나왔습니다. 따뜻한 육수를 차갑게 하면 냉면육수가 되어야 하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닌 것 같고, 고기국물 혹은 고기맛을 내는 (다시x) 조미료에 약간의 후추를 가미한 맛입니다. 전통(?)의 온육수 입니다. 혹자는 이런 것은 온육수가 아닌 '온음료'라고 비하하기도 하지만, 면을 먹기 전에 따뜻하게 한 잔 마시면 냉면이 술술 잘 들어갑니다. 일종의 에피타이저. 그나저나 '다시x'는 정말 잘 만든 조미료라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맛..
유천냉면의 맛
새콤달콤한 육수에 매콤한 양념장이 가미되어, 최고 조합의 맛이 완성됩니다. 뚝뚝 끊기지 않는 적당한 탄성의 검은색 칡면도 다대기 육수와 좋은 조합을 이룹니다. 먹어도 먹어도 먹고 싶은 환상의 맛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육수와 다대기를 섞어서 국물만 열심히 음미한 뒤, 냉육수를 추가해서 약간 다대기 농도를 조금 낮추고, 보충된 냉육수로 면을 더 차갑게 해서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만, 이번 여름부터 육수의 맛이 전 보다 약간 신맛이 많이 나는 것을 느낍니다. 여름이라 무 초절임에 식초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 건가 싶었지만, 이번에 와서 먹어도 예전에 느꼈던 신맛이 많이 나는 것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식자재 공장 등, 자재 수급 등에 약간의 문제가 생기셨나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맛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니, 맛있게 국물까지 마무리 해주었습니다. 가격 9,000원.
본점과의 관계
이곳 '유천냉면 부대찌게'는 본점과는 관련이 없는 점포인 것으로 보입니다. 체인점 리스트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풍납동 유천빌라에서 시작하여 손님들이 '유천냉면'으로 부르기 시작하여 만들어 진 '유천냉면'은, 새콤한 육수에 매콤한 다대기가 어울어진 맛으로 인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장님도 냉면기술과 레시피를 전수하여 전국 각지에 유천냉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에 유천냉면 사장님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여 점포들이 직영 및 체인점화 되었는데, 프랜차이즈 이전에 전수받은 냉면집들은 상표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가게 상호를 바꿨다고 하네요. 아마 이 집도 간판에 붙은 '부대찌게'는 상표권 분쟁을 피해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예전 유천냉면 본점에 가보았을 때, 본점과 이 집 간의 맛의 차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히려 맛은 비슷한데 본점은 가격은 천원이 비싸고 계산도 선불로만 해서, 수지에서 먹는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마치며
가을이 지나 냉면 비수기인 겨울이 왔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당장 냉면 생각은 나지 않지만, 겨울을 잘 보내고 다시 따뜻한 봄과 더운 여름이 왔을 때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내돈내산, 오블완!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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