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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이탈리아 기차 연착 시 대응방법 및 환불방법

by 찐으로 기록하는 블로그 2024. 11. 10.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 이탈리아 사상 최악의 연착사태를 몸소 겪으며 경험하면서 배운, 기차 연착 시의 대응방법 및 환불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옥 같았던 테르미니 탈출기도 함께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로마 테르미니 역 서편 새벽 야경
로마 테르미니 역 서편 새벽 야경

2024년 10월 2일 우리는 테르미니에 있었다.

4일간의 행복했던 로마여행을 마치고, 저희 가족은 다음 행선지인 '피사'로 향하려 했습니다. 피사에서 사탑을 받치는 인증샷을 찍은 후에, 피렌체로 이동하는 일정이었죠. 9시 57분 로마 떼르미니를 출발하는 Intercity 기차를 타기 위해 역에 들어선 무렵, 저희는 엄청난 인파를 맞이하였습니다. 이미 역사를 가득 채운 여행객들,, 이렇게 이동하는 사람이 많은가 하면서, 기차 출발 플랫폼을 확인하기 위해 전광판을 보았는데, 7시 이미 출발했어야 하는 기차의 delay가 100분,, 140분 이렇게 뜨는게 아닙니까? 역무원에 물어보니 선로에 문제가 생겼고, 기차가 언제 올지 모르니 우선 기다려 보라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10월 2일 로마 떼르미니 연착현황 : 140분,, 130분 연착 띠용,,,
10월 2일 로마 떼르미니 연착현황 : 140분,, 130분 연착 띠용,,,

Last minute service

사람들이 한편에 기다랗게 줄을 서고 있어서, 같이 줄을 서서 물어보니, 티켓을 바꾼다며 줄을 서 있다고 하더라구요. 역사 안에 달랑 두개 있는 'Last minute service' 창구. 그곳에서 한 시간 정도를 서서 기다리니 겨우 제 차례가 왔습니다. 역무원은 제 기차는 취소되었고, 로마 테르미니역에 서지 않고 그냥 통과를 했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멘붕,, 오늘 가는 기차는 없고, 내일 동일 시간 것으로 바꿔줄 수 있다고 얘기를 듣고 있으니 그냥 황당하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이 날 숙소가 있는 피렌체로 행선지를 변경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이 때가 12:00경. 티켓은 어떡하냐 했더니 다음날 100% 환불된다고 하여, 우선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10월 2일 떼르미니 역사안 : 모두들 멘붕
10월 2일 떼르미니 역사안 : 모두들 멘붕

피렌체로 경로를 변경하다

저는 바뀐 행선지인 피렌체로 가는 가장 빠른 기차를 온라인으로 다시 예약했습니다. 티켓을 미리 예매했다면 싸게 구매할 수 있었겠지만, 당일 구매하니 세 명이서 피렌체까지 137유로네요?? 그래도 어쩝니까 억만금을 줘서라도 이 지옥같은 곳을 한시라도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습니다. 출발 예정시간은 13:35분. 앞으로 한 시간 반 이후 출발 예정이지만, 이 기차 역시 연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염없이 기차를 기다립니다. 14시가 다 되어도 도착 정보가 뜨지 않아서 다시 역무원을 찾아봅니다. 뭔가 중요한 리스트 같아 보이는 종이를 가지고 다니는 역무원에게 다가가, 이 기차 언제 오냐를 물어보니, 제가 예약한 기차는 또 로마 떼르미니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답니다.

더 어이가 없었던 것은, 역무원들은 어떤 기차가 로마에 들어오고, 또 어떤 기차가 무정차 하는지 이미 리스트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지요. 그들이 가지고 다니던 리스트가 바로 로마 테르미니역 미정차 열차 리스트였던 것입니다. 알고 있었으면 안 들어 온다고 공지를 해야 하는데, 역에는 아무런 정보도 뜨지 않더라구요.

다시 티켓 자판기로 다른 기차표를 구매하러 갑니다. 기차표를 바꾸려면 다시 Last minute service에 가서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하는데, 이미 체력이 바닥이 나서, 줄을 설 엄두가 나지를 않더라구요.

피렌체 2차 티켓 구입

다시금 취소된 티켓을 뒤로 하고, 가장 빠른 티켓을 재구매하였습니다. 인터넷도 느린 통에 온라인으로는 계속 결제단계에서 튕겨버려서 어쩔 수 없이 티켓 자판기로 구매를 하였습니다. 또다시 137유로,,  하지만 또 기차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앞섭니다. 그 때 약 15:00 전후였고, 테르미니역에 도착한지도 거의 6시간이 다 된 시점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약간 꾀가 생겨서, 기차들의 출발리스트가 아닌, 도착리스트를 유심히 봅니다. 도착 리스트에 뜬다는 것은 기차가 '무조건' 로마로 들어온다는 뜻! 로마에 들어올 예정인 기차표를 사면 조금 늦더라도 출발은 할 수 있다는 말인 것이지요. 제가 2차로 구매한 티켓의 출발시간은 14:20 이었는데, 15시가 다 되어도 도착 리스트에 조차 뜨지 않으니, 저는 이 열차 또한 로마에 절대 안들어 올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도착 리스트에 뜬 15:35분 열차를 다시 구매하였습니다. 또또 다시 137유로,, 피렌체行 3차 티켓 구매 되겠습니다.

드디어 피렌체로, 지옥같은 테르미니 안녕

15:30쯤이 되자, 3차 구매한 티켓의 기차가 20분 연착된다는 정보가 드디어 전광판에 표시됩니다. 감격,, 그리고 기다렸던 플랫폼 번호가 안내됩니다. 거의 16:00가 되었을 무렵에 기차에 탑승하고, 오늘 숙소가 있는 피렌체로 겨우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침 09:00에 숙소를 나선지 거의 7시간이 지나서야 이 지옥 같은 테르미니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연착이 발생된 이유

한국에 와서 찾아보니, 흔히 발생하는 열차 연착사고가 아닌, 로마 테르미니역과 로마 티부르티나 역의 교차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실에서 고장이 발생되어, 이 사단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케이블에 못을 밖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나 뭐라나,, 방송사 카메라와 기자들도 역을 가득 메운 여행객들을 취재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티켓 환불하기

피렌체 숙소에서 안도감을 느끼며 단촐한 식사를 하면서, 로마 테르미니 역에서의 지옥체험을 추억하였습니다. 지친 가족들은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고, 저도 이 같은 나쁜 기억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트랜이탈리아 공홈에 들어가서 취소된 기차티켓의 환불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였습니다.

my jorney 메뉴에 들어가 보니, 연착 기차 건에 대해서 'refund' 버튼이 있더군요. 25%에 대해서 'compensation' 해준다는 코멘트와 함께. 저는 아무 의심없이 'confirm'을 눌렀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최대 실수. 금액을 차감 (deduct)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면 절대 안 눌렀겠지만, 추가 금액을 보상해준다는 것인가 라고 생각했던 compensation은 사실은 그 만큼만 보상해 준다는, 일종의 부분환불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이제서야 역무원이 '다음 날'에 환불이 된다는 얘기의 의미를 겨우 알 수 있었습니다. 더 슬픈 것은 2차 구매했던 피렌체행 기차는 결국 로마에 들어왔다는 슬픈 이야기 (내 137유로,,)

이탈리아 기차가 연착되었을 때 대응방법

이메일을 확인하라

대부분 여행 전 트랜이탈리아 공홈에서 티켓을 구입하셨을 겁니다. 티켓 구매 시에 비상연락 이메일를 기입하게 되는데, 기차 연착 시에 이런 정보들을 기입했던 이메일 주소로 정보가 실시간 발송됩니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기차가 얼마나 연착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네이버 메일' 계정으로 친절히 안내 되어 있더군요. 물론 이탈리아어로만,, (번역기 돌립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기차가 미정차하고 취소가 되었을 때에도 환불관련 사항이 메일로 안내되었습니다. 그래서 연착이 된 것 같다, 무슨 사고가 난 것 같다 싶으면, 비상연락처 메일을 가장 먼저 유심히 살피시면 됩니다!

트랜이탈리아 승객정보 입력
승객정보 입력할 때 이메일로 사고 상황에 대한 이메일이 발송된다.
트랜이탈리아 열차가 지연되면 보내주는 이메일
열차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면 이메일로 친절히 알려줌, 물론 이탈리아어로,,

가장 빠른 동일 행선지 기차에 탑승하라

이 또한 열차 일정 취소 이메일에 함께 안내 되어있는 내용입니다. 제1차 피렌체 행 열차가 취소되었을 때, '동일한 행선지로 가는 가장 빠른 기차에 탑승하라'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메일만 제 때 확인했더라면, 저 처럼 티켓을 쓸데 없이 두번 세번 사는 일은 없었겠죠.

트랜이탈리아 열차가 오지 않을 경우 안내되는 이메일
열차 안 들어온다는 안내 이메일 - 동일 목적지 기차를 그냥 타면 됩니당

다음 날 환불하라

열차가 오지 않았다면 티켓은 100% 환불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차가 오지 않았다고 해도, 당일 취소를 할 경우, compensation이란 이름으로, 부분환불만 해줍니다. 1~2시간 이내 연착 시 25%, 2시간 이상 50% 환불입니다. 기차 일정 취소로 인한 환불은 그 다음 날 창구 혹은 인터넷으로 환불 청구서를 작성해야 100% 돌려줍니다. 진짜 웃기는 나라입니다. 기차가 안 와도 당일 취소하면 부분취소만 해 주다니,, 결국 저는 열차가 오지 않아 탑승을 할 수 없었지만, 당일 취소처리를 해버려서 일부 금액만 환불을 받은 상황입니다. 환불청구서는 이메일에 안내되는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마치며

10월 2일은 정말 악몽같은 날 이었습니다. 그 동안 즐겁기만 했던 해외여행에서 집에 가고 싶다는 기분이 든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처음 겪는 일에 너무나 당황했었고 힘들었지만, 혹여나 저 같이 힘든 일을 겪는 분들이 또 없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이탈리아에서 기차가 연착되면 꼭 비상연락처로 기재한 메일을 꼭 확인하세요. 그것이 정답입니다. 오블완!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