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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리뷰

자전거 자가정비 이야기 : 소음 스트레스와의 사투

by 찐으로 기록하는 블로그 2024. 11. 23.

오늘은 헝그리 라이더로서, 자전거 자가정비를 하면서 몸소 겪었던 소음 스트레스와 그 해결책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계형 염가 풀카본 로드 바이크를 완성하다

제 자전거는 일명 드래곤볼이라 불리는, 부품 개별 수급을 통해 저 스스로 창조해 낸 세상에 하나 뿐인 자전거 입니다. '2015 Scott Foil Premium Di2' 으로 화려하게 세상에 나왔겠지만, 현재는 자전거가 출시되었을 때 사용되었을 'Syncros' 부품은 오간데 없고, 예산 상의 문제로 중국산 부품들로 재구성되어 다시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 때가 2022년 7월이었네요.

그 화려한 스펙을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동계는 시마노 Di2 10단 6770, 크랭크는 'ZRACE'라는 중국업체, 스파이더 형 파워미터도 중국의 'SEGEYI'라는 업체의 것을 썼고, 에어로 핸들바와 스템도 역시 중국 알리발 'OG EVKIN'이라는 업체 것입니다. 비비는 KACTUS Tech라는 국적 불명의 세라믹(?) 비비를 썼습니다. 휠은 튼튼함의 대명사 시마노 RS11의 화려한(?) 구성입니다. 총 투자액 150만원 정도,, 이럴거면 꿀매 완차를 살 껄 하는 후회는 조립이 완료된 후에야 밀려왔습니다. 유튜브로 하나씩 배워가며 야밤에 틈틈이 작업하여, 부품이 다 모인 후에 빌드 완성까지 약 2달 정도 걸린 것은 안 비밀..

Scott Foil Premium 2015
Scott Foil Premium 2015 Di2 : 지금은 새 신발로 바꿔 신음 (PR1400)

자전거 소음 스트레스의 서막

자전거 셀프 빌드 후 3년간 아주 잘 타고 다녔습니다. 내구성과 신뢰성에 의심을 받으며 제 목숨을 걸고 탄 중국산 카본 스템 및 에어로 핸들바도 부러지지 않고 잘 버텨주었습니다. 근데 4년차에 가까워지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크랭크를 돌릴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뭔가 자전거가 갈리는 듯한 불길한 소리,,, 서걱서걱,,

스탠드에 올려놓고 페달을 손으로 돌려도 이상할 만큼 이물감이 느껴져서 바로 크랭크를 빼서 비비 베어링을 만져보니, 베어링 속에 흙이 들어간 것 처럼 서걱서걱 이상한 느낌이 납니다. 베어링 커버를 빼보니 구슬이 안보입니다. 실리콘 베이링이라는데, 다 닳아 없어진 것 같습니다. 재생불가,, 처음에는 저항 없이 잘 돌아가는 듯 구름성이 좋아 만족도가 높았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이었습니다. 구름성은 포기하고 튼튼한 SRAM DUB BB로 교체, 바로 소음이 사라졌습니다. 알리발 KACTUS Tech 세라믹 비비에 혹 하셨다면, 구매를 재고하심을 권장드립니다...

자전거 소음 스트레스의 전개

또 잘 타고 있다가 체인이 프론트 드레일러에 닿는 소음이 생겼습니다. 페달을 손으로 돌리니 크랭크가 양옆으로 유격이 생겨 체인이 드레일러에 닿는 현상. 중국산 크랭크 'ZRACE'는 SRAM과 ROTOR와 형상과 구조가 비슷한데, SRAM 크랭크 처럼 체인링이 달려 있는 Drive side 와 스핀들과 non-drive side 일체형 부분을 '체인링 볼트'로 강하게 체결시켜 연결하는데, 체결토크가 부족했는지 그 체인링 볼트가 풀려버린 것이지요.

크랭크 볼트는 50Nm이상의 강한 토크로 체결해야 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토크렌치느 최대토크가 24Nm 밖에 안되니, 어쩔 수 없이 손토크,, 아니 몸 토크로 체결해줘야 합니다. 50Kg의 하중을 싣는다는 느낌으로 강하게 체결하니,, 잘 풀리지도 않게 되고 소음도 해결되었습니다.

Zrce Crank set SEGEYI Power meter
Zrace 크랭크와 SEGEYI 파워미터

자전거 소음 스트레스의 절정

소음 이슈가 겨우 해결됐나 했는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페달링을 할 때 마다 '탕' 하고 텐션이 걸리는 듯한 소음이 규칙적, 혹은 불규칙하게 납니다. 중요한 것은 스탠드에 걸어놓고 손으로 돌리면 아무런 소리가 안나는데, 실제로 라이딩을 하면서 토크를 가해야만 소리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때 조립 후 자전거 마일리지가 8,000Km 정도가 되어 있어서, 체인이 늘어났나 싶어 예비 체인으로 갈아줍니다. Di2 6770의 단짝인 울테그라 10단 체인 CN-6701로 교체하며 소음 해결을 기대하였으나,, 소음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간 몇 번의 사고와 낙차가 있었는데, 그로 인한 변속 트러블 문제인가 하여, 드레일러도 미세조정 해 보고 (Di2), 행어가 휘어서 변속트러블이 생겼나 싶어서 행어도 갈아봤지만, 전혀 차도가 없습니다. 오일링 문제인가 해서 윤활을 한땀한땀 해줘도 소용이 없습니다. 역시 비비에 다시 문제가 생겼나 생각이 들지만, 그러기에는 새걸로 교체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계속되는 소음 스트레스로, 점점 자전거 타기가 싫어집니다. 속도 좀 내려고 자전거에서 일어나는 순간 나타내는 '텅'하는 소리.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귀찮음을 뒤로 하고 크랭크를 다시 풀어냈습니다. 비비를 풀어내기에 앞서 크랭크만 빼고 베어링을 만저보니 아무런 이물감 없이 부드럽게 잘만 돌아갑니다. 비비도 유격없이 끝까지 잘 밀려서 체결되어 있어, 비비 문제는 아닌 것을 확인합니다.

혹시, 아우터와 이너 체인링을 연결하는 체인링 볼트가 풀려서 나는 소리일까봐 싶어 다시 체결 토크를 확인합니다. 체인링 볼트 체결 적정토크라는 8Nm에 맞춰 꼼꼼하게 다시 조여줍니다. 약간 헐거운 볼트 부분이 발견되어, 이 놈이 범인(?)이구나 싶어 안도감을 갖습니다. 비비를 뽑아내지 않은 사실에 안도하며 다시 역순으로 크랭크를 조립해주고 테스트 주행에 나섭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

테스트 결과는 망.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소음이 그대로입니다. 원인규명을 위해 폭풍검색을 시작합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너무나 알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안장과 싯포스트에서도 소음이 날 수 있다며, 누군가는 큐알이 덜 잠기면 생길 수 있다며, 혹자는 페달 문제일 수도 하여, 모두 다 풀었다 다시 체결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진짜 검색으로 나온 모든 소음 케이스를 확인하며 점검했지만, 차도가 없습니다.

하도 소음이 나니, 이것도 점검 익숙해져서, 소리가 나든 말든 그냥 탈 수 있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름 요령도 생겨서, 가벼운 토크로 굴리면 소음이 잦아 지는데, 무겁게 돌리면 소음이 좀 줄어들어서, 주행 스타일도 케이던스에서 토크형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뜻 밖의 해결책

그러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역시 체인 문제인가 싶어서 체인을 다시 바꿀까 했지만, 리어 드레일러를 6870으로 바꾸서 11단 자체 업글을 게획하고 있었던 터라, 10단 체인을 다시 사기에는 돈이 너무 아깝고, 탈만큼 타다가 11단 바꾸면서 체인 바꾸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속 소음을 참으며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러다 아주 우연히 자전거 소음문제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가, 누군가가 쓴 체인링크를 바꾸니 소음이 없어졌다는 글을 보게 되었고, 혹시나 이 문제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강하게 때립니다. 내 체인링크는 도대체 언제 바꾼 것인가를 생각해보니, 자전거 빌드 이후 체인링크를 바꾼 적이 없으니, 체일링크의 마일리지는 거의 10,000Km에 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체인은 한 번 바꿔줬지만 체인링크를 갈아준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게 문제일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어, 황급히 체인링크를 주문하여 교체해보았습니다.

체결하기도 어려운 신품 체인링크

오래된 체인링크를 빼기는 쉬었지만, 새 체인링크는 체결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불량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양손으로 힘껏 당겨도 체결이 안되더군요. 자전거 주차장에서 혼자 낑낑거리고 있으니 어느 MTB 라이더분이 도움의 손길을 주셨습니다. 브레이크를 잡고 페달을 강해게 콱 밟아주니 이제서야 체결됩니다. 나중에 보니 체인링크 결합 및 해체 전용공구가 있을 정도로 결합 분해가 어려운 부품이었습니다.

마모된 체인링크와 신품 체인링크
마모된 체인링크와 신품 체인링크

체인링크 교체 결과

결과는 대성공! 결국 몇 달 간의 소음 스트레스의 원인은 오래된 체인링크에 있었던 것 이었습니다. 신품 체인링크를 체결할 때 처럼 잘 끼워지지도 않고 잘 빠지지도 않아야 하는데, 손으로 당겨서 휙 빠질 정도의 노후화된 정도였다면, 토크가 없다가 갑자기 힘이 가해지면 느슨한 상태에서 갑작스런 토크로 인해 링크에 힘이 걸리며 체결이 되면서 '탕'하는 소리가 났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체인링크 비용 투자 5천원으로, 저를 괴롭히던 소음은 씻은듯이 사라지고 비단결 같은 스텔스 주행이 가능해졌습니다. 한없이 짜증나던 라이딩이 다시 즐거워졌고, 동계시즌인 지금도 열심히 타고 있습니다.

마치며

혹시 불규칙한 구동계의 소음으로 고생중이시라면, 애먼 BB 탓만 하지 마시고, 혹 체인과 체인링크에는 문제가 없는지 최우선으로 확인하시길 권장드립니다. 만약 체인링크가 손으로 해도 가볍게 빠질 정도의 체결력이라면, 이미 소음 문제는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소음없는 라이딩을 기원하며, 오블완!

참고. 체인링크란

체인링크 (chain link) 는 말 그대로 체인과 체인을 이어주는 부속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 미싱링크 (missing link)라고도 합니다. 2개 한쌍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모든 스피드에 호환 되는 것이 아니라 8단이면 8단, 10단이면 10단의 체인링크를 사용해야 변속 트러블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새 체인을 살 때 꽂혀 있는 체인 핀을 밀어 넣어 결합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겠지만, 필요에 따라 체인을 끊어내어 분리해야 하는 경우에는 부득이 이 체인링크를 사용해서 체인을 재조립하게 됩니다.